1. 오늘의 출조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0월 2일, 직장 동료의 급 제안으로 새만금 해돌라인으로 향했습니다.
사실 이날 낮부터 비 예보가 있었기에 출조를 할지 말지 꽤 오래 고민했습니다. 그래도 일기예보에 표시된 ‘1mm 내외의 약한 비’라는 문구를 보고는 “이 정도면 괜찮겠지.” 하는 마음으로 결국 출조를 결정했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도 한몫했습니다.
낚싯대를 차에 싣고 도로를 달리다 보니, 빗방울이 유리창을 두드리기 시작했습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와이퍼의 리듬이 묘하게 어우러졌죠. 유리창에 맺힌 빗방울을 따라 시선을 옮기며, ‘그래도 오늘은 나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가 조금 오더라도 그만큼 공기와 바다 냄새가 더 짙어지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출발 전, 다이소에서 1,000원짜리 우비를 챙기며 마음속으로 다짐했습니다. “그래, 오늘은 우중낚시다. 비가 와도 재밌게 즐기자.” 그렇게 새만금으로 향하는 길 위, 어둠 속에서도 설렘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2. 환경 & 컨디션
- 물때 : 2물
- 수온 : 약 23.5℃
- 바람 : 7~11m/s (상당히 거셌음)
- 파고 : 0.5~1.5m
- 낚시 시간 : 10월 2일 20:55 ~ 10월 3일 01:00
잔잔한 파도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비 내리는 새만금의 풍경은 그 자체로 낚시를 즐기는 저에게 위로 같았습니다. 가로등 불빛 아래 젖은 방조제와 파도 소리, 그리고 간간이 번쩍이는 헤드랜턴의 빛이 어우러져 밤바다 특유의 낭만을 더했습니다.
바람은 제법 거셌지만, 그 안에서도 파도의 일정한 리듬이 들렸습니다. 비가 떨어질 때마다 수면 위로 동그란 파문이 번져 나가고, 그 위로 가끔씩 낚싯줄이 스치며 만들어내는 미세한 파동이 묘하게 아름다웠습니다.
방조제 끝쪽에서는 간헐적으로 파도가 부딪치는 소리가 났고, 그 소리가 마치 오늘을 기다린 낚시인들에게 “어서 오라” 속삭이는 듯했습니다. 비와 바람, 어둠이 한데 섞인 풍경 속에서도 이상하게 마음은 평온했습니다.
3. 출조 준비
이번 장비 세팅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로드 : NS 다크호스 862ML
- 릴 : 다이와 레브로스 A 2500
- Line : 8 합사 1호
- 채비 : 역지그헤드 7g, 10g
- 미끼 : 쉐드웜, 샌드웜
특이하게 이번에는 다이소 분무통에 액젓을 담아 웜에 뿌리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사실 이건 예전부터 한번 다시 시험해보고 싶던 방법이었습니다. 1년 전, 낚시 동료들에게 직접 액젖을 나눠줬던 적이 있었는데, 당시엔 다들 “이게 효과가 있을까?” 하면서도 흥미로워했던 기억이 있거든요.
그런데 바로 전날인 10월 1일, 다른 동료가 그 액젓에 웜을 담가 사용해봤더니 그냥 캐스팅 했을때 보다 입질이 훨씬 많았다고 하더군요. 그 이야기를 듣고 ‘그럼 나도 이번에 한번 실험해보자’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다만 저는 웜을 액젖에 담가두는 대신 분무기로 가볍게 뿌리는 방식을 택했죠. 비 오는 날, 분무통을 꺼내 웜에 뿌릴 때마다 ‘과연 차이가 있을까?’ 하는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액젓을 쓰지 않은 동료와 조과 차이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도 이런 작은 실험이 낚시의 또 다른 재미 아닐까요? 매번 같은 채비로 같은 낚시를 반복하기보다, 가끔은 이렇게 ‘궁금증에서 출발한 시도’가 낚시를 더 흥미롭게 만들어줍니다.
4. 낚시 과정 & 조과
본격적인 낚시는 밤 9시 무렵 시작했습니다. 비는 예보보다 점점 굵어졌고, 방조제 위를 때리는 빗소리와 파도 소리가 섞여 순간순간 낚싯대 끝의 진동조차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비 오는 날 낚시는 묘한 집중력을 만들어 줍니다. 파도에 젖은 바위를 밟으며 캐스팅을 이어가다 보면, 몸은 점점 젖어가도 마음은 오히려 차분해지는 그 느낌 그게 바로 우중낚시의 매력이죠.
조과는 저 2마리, 동료 4마리, 총 6마리의 풀치였습니다. 풀치는 크기 약 2.2~2.5g 정도로 아직은 시즌 초입의 작은 사이즈였지만, 밤바다에서 라인을 따라 전해지는 특유의 ‘툭툭’ 하고 당기는 입질은 여전히 짜릿했습니다. 입질이 오면 본능적으로 손목에 힘이 들어가고, 바다 위로 은빛이 번쩍이는 그 순간엔 모든 피로가 잊혔습니다.
액션은 평소처럼 ‘원피치 원저킹, 까딱까딱, 톡톡, 리트리브 액션’을 섞어 사용했습니다. 특히 바람이 강한 날이라 라인 텐션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리듬을 잃지 않으려 의식적으로 템포를 유지했습니다.
동료는 캐스팅볼 채비로 조금 더 가벼운 리트리브를 줬는데, 그 차이 때문인지 저보다 두 마리를 더 낚았죠. 조과는 아쉬웠지만, 빗속에서 이어지는 캐스팅 소리와 물보라 속에서 반짝이던 풀치의 은빛이 그 어떤 손맛보다 오래 남았습니다.
5. 사람 & 분위기
함께한 직장 동료와는 “오늘은 조과보다 분위기지~”라며 웃으며 낚시를 즐겼습니다. 비는 계속 내렸지만, 우비에 떨어지는 빗소리와 파도 소리가 오히려 배경음처럼 들려 분위기를 더 좋게 만들어줬습니다. 서로 낚싯대를 번갈아 들여다보며 “이제 한 마리쯤 나오겠지?” 하며 농담을 주고받는 사이, 시간은 어느새 자정 가까이 흘러 있었습니다.
조과는 저 2마리, 동료 4마리로 총 6마리의 풀치. 크지 않은 녀석들이었기에 모두 방생했습니다. “그래도 비 오는 날 이렇게 낚시한 게 어디야.” 하며 서로 웃었죠.
낚시 내내 옆 조사님도 힘든 듯 입질이 거의 없었습니다. 귀가 전, 마지막으로 잡은 풀치 한 마리를 건네드리니 그분의 아이스박스에는 낮부터 낚시했는데도 6마리뿐이었다며 “오늘은 정말 어렵네요.” 하고 웃으시더군요.
그 짧은 대화 속에서도 “그래도 비 맞으면서 끝까지 했으니 됐죠 뭐~” 라며 웃던 그분의 표정이 왠지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조과보다 마음이 따뜻했던 날, 서로의 손끝에서 전해진 온기가 비 오는 새만금의 밤을 더욱 포근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6. 먹거리 & 휴식
출조를 마무리하며 들른 해넘이 휴게소 정좌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컵라면 한 그릇으로 잠시 숨을 돌렸습니다. 기온은 생각보다 선선하고 딱 좋았고, 젖은 우비를 벗어두고 앉으니 몸에 남은 바닷바람이 부드럽게 식어갔습니다.
정좌 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와 멀리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가 묘하게 어우러져 한 편의 배경음악처럼 들렸습니다.
라면 국물을 한입 떠먹는 그 순간, 오늘의 낚시 장면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며 모든 피로가 풀리며, 괜히 마음이 차분해졌습니다. 비와 바다, 그리고 따뜻한 한 그릇의 라면 그 조합만으로도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충분했습니다. 🍜
(아쉽게도 컵라면 사진은 없지만, 그 한입의 온기만큼은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납니다 😌)
7. 느낀 점 & 꿀팁
전날 다른 팀은 풀치를 제법 잡았다고 들었지만, 오늘은 비도 오고 입질도 뜸했습니다. 역시 바다는 하루만 달라도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 오는 날 방조제 위를 걷고 파도 소리를 들으며 낚싯대를 흔든 그 시간이 무척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조과는 적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바다를 대하는 마음이 한층 겸손해졌습니다. 늘 같은 자리라도 날씨, 바람, 조류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는 바다를 보며 ‘그래, 낚시는 결국 자연과의 대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과보다 과정이 더 값졌던 하루, 그게 바로 이날 낚시의 진짜 의미였습니다. 🎣
🎯 오늘의 팁 & 요청
- 주변 쓰레기를 다 치우지 못하더라도, 본인 쓰레기만큼은 꼭 직접 챙겨가기.
- 방조제는 생각보다 훨씬 미끄럽습니다. 미끄럼 방지화나 스파이크화를 착용하고 조심스럽게 이동하는 게 좋습니다.
- 본인에게 맞는 액션을 최소 2가지는 익혀 두면 좋습니다.
(원피치 원저킹 / 톡톡 / 까딱까딱 / 리트리브 액션 등 상황별 변화를 줘야 입질 유도 가능)
👉 자세한 액션법과 채비 세팅은 지난 포스팅에서 정리했습니다. [🔗 1. 9월 11일 군산 새만금 풀치낚시 조행기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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